



『정토보서』는 당시에 유통된 어떤 문헌보다 방대한 양으로 교리와 왕생담을 묶어 펴낸 종합적인 정토신앙서이다. 즉 이 책은 극락의 찬란한 모습과 그곳에 이르는 방법 등 정토신앙에 대한 교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한편으로 염불수행을 통해 극락에 이르는 이야기를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조선시대 염불정토신앙의 면모를 담아낸 극락왕생의 만인보萬人譜
백암
성총栢庵性聰(1631~1700)은 17세기의 선사로서, 당시에 각 사찰의 강원에서 필요한 여러 책들을 간행하여 승가교육의 기반을 마련하였고,
화엄경과 그 주석서를 간행하여 18세기에 화엄학이 융성될 수 있게 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또 정토신앙과 관련된 다양한 교리와 극락왕생의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집약해 놓았는데, 그 책이 바로 『정토보서』이다.
이 책은 당시에 유통된 어떤 문헌보다 방대한 양으로 교리와
왕생담을 묶어 펴낸 종합적인 정토신앙서이다. 즉 이 책은 극락의 찬란한 모습과 그곳에 이르는 방법 등 정토신앙에 대한 교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한편으로 염불수행을 통해 극락에 이르는 이야기를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정토신앙의 지침서이자, 비구, 비구니,
왕과 신하, 선비와 백성들, 악인들, 축생류에 이르는 다채로운 왕생담이 실려 있는 ‘극락왕생의 만인보萬人譜’라 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1681년 6월, 중국에서 불서를 가득 실은 무역선이 일본을 향하다가 태풍을 만나 신안 앞바다에 표류하여 조선에 유입된 몇몇 문헌을 백암
성총이 엮어서 펴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간행과 조선 후기 정토신앙의 흥성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편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출판사 리뷰>
성총이 간행한 197권의 불서 중에서 『정토보서』는 1권의 분량에
불과하다. 따라서 성총이 간행한 불서 전체의 수적인 면에서 보면 그 중요성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총이 직접 편찬 내지는
회편會編한 책으로서 『정토보서』 『치문경훈』 『대승기신론소필삭기회편』이 있으며 직접 저술한 책으로 『정토찬』(4운 8구 100수)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정토보서』의 중요성은 다른 서적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치문경훈』『대승기신론소필삭기회편』이 당시의 이력과목과 관련이
있으므로 이력과목의 확립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정토보서』는 이력과목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총이 가장 먼저
간행한 서적이다. 즉 성총이 직접 지은 『정토찬』에서 볼 수 있듯이 정토에 대한 성총의 개인적 사상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다른 어떤
서적에 비해 성총 자신의 뜻이 많이 개입되어 간행된 것이 바로 『정토보서』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정토보서』는 성총 개인의 사상적 편린을
드러내주는 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토보서』의 시대적 가치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그것은 18세기 삼문수업三門修業의
정립과 유행에서 차지하는 가치이다. 18세기는 선禪의 경절문徑截門, 교敎의 원돈문圓頓門과 더불어 염불문念佛門이 불교의 한 축으로서 중요시되었던
시기이다. 염불문이 이처럼 중요시 되었던 적은 그 이전에 없던 일로서 그만큼 염불문의 가치를 비중있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염불문이 본격적으로 각인되기에 앞서 간행된 서적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성총은 이력과목을 간행하여 조선후기 이력과정의 확립에 큰
기여를 했으며 『화엄경소연의초』를 간행하여 화엄학의 유행에 큰 역할을 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토보서』를 간행하여 염불문의 성립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염불공덕으로 극락에 간 많은 이야기들이 영험담으로서 종교적인 감동과 문학적인 감동을 주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책속으로 추가>
참선하여 크게 깨달으면 마침내 생사윤회를
벗어날 것이니, 이는 실로 좋은 방법이겠지만 여기에 이르는 자는 백에 두세 명도 안 된다. 그러나 서방西方 정토업을 닦으면 윤회에서 빨리 벗어나
생사에 구애받지 않을 것은 너무 분명하여 만에 한 명도 빠뜨림이 없을 것이다. 만약 서방 정토업을 닦지 않으면 업연業緣을 따라가는 것을 피하지
못한다.(본서의 「정토업을 닦을 것을 권함(勸修淨土之業)」)
참선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근기가 수승한 자가 아니면 깨달음을 얻기
어려우므로 누구나 쉽게 수행할 수 있는 서방정토의 업을 닦으라는 것이다. 서방정토의 업이란 두말할 나위 없이 염불이다. 이처럼 이 글은
선정일치禪淨一致 아니라, 정선일치淨禪一致의 관점 내지는 정토교의 입장에서 선禪을 포섭한 관점이 드러나 있다.
